
유리코의 설화 (2/2)
지난 번 설화가 끝난 시무라 묘지에 유리코는 그대로 무릎을 꿇고 앉아있다. 그녀를 만나 설화를 이어나가자.

유리코는 연신 기침을 하며 진을 맞아준다. 그녀의 건강이 좋지 않다는 걸 알게 된 진이 급히 그녀를 일으켜세워 의원이 있는 아카시마로 데려가고자 하나, 유리코는 그 전에 진과 함께 가고 싶은 특별한 곳이 있다면서 그곳을 먼저 들를 것을 권한다. 진은 그녀의 소원을 들어주기로 하되 이후에는 반드시 아카시마로 가야 한다는 약속을 얻어낸다.

유리코와 함께 말을 타고 목적지로 이동해보면 그곳이 인근에 있던 단풍 그늘 온천임을 알 수 있다. 유리코는 그곳에 앉아 온천의 아름다움을 감상하지만 진은 그녀가 왜 이곳으로 진을 이끌고 온 건지 이해하지 못한다. 유리코와 만나는 동안 진은 계속 마음이 급해보인다. 유리코는 진이 어릴 때 이미 돌아가셨던 진의 어머니와 '어린 진'으로 인해 슬픔에 잠긴 나리를 보는 게 힘들다고 말한다.
이전부터 진의 아버지인 카즈마사와 진을 계속해서 헷갈리고 있었지만 이번에는 그 정도가 심하다. 현기증이 난다며 고개를 젓는 그녀에게 마지막으로 식사한 게 언제냐고 묻는 진. 그녀는 어제부터 아무것도 먹지 않았다. 진은 기력이 약해졌다 생각하고 나가서 음식을 구해오기로 한다.

내려가서 근처의 수풀 사이에서 멧돼지 한 마리를 잡은 뒤 가죽을 벗기고 온천으로 돌아가자. 역시나 유리코는 사라지고 없다. 말까지 사라진 걸 발견한 진은 주변에서 말발굽의 흔적을 찾아낸다.
말발굽 흔적을 따라 언덕 위를 쭉 타고 올라가자.

유리코의 말을 찾은 곳에서 왼쪽 대나무숲을 통과해 나가면 연못 앞에 유리코가 쓰러져 있다. 진이 걱정하며 뛰어가지만 유리코는 그저 길을 잃은 것 뿐이라고 답한다.
유리코는 오래 전에 돌아가셨을 자신의 어머니가 이 부근에서 손을 흔들며 계속 걸어가시는 걸 보았기 때문에 어머니를 찾으러 들어왔다고 털어놓는다. 안타깝지만 밖에서 돌아다닐 상황이 아니다. 진은 그녀를 집으로 데려가고자 하나 완강하게 거부하는 그녀는 어머니께 기도를 드려야 한다며 진을 설득한다. 한평생 나리의 분부대로 모든 걸 해왔으니 기도 한 번만 같이 드려달라는 유리코의 부탁에 진은 결국 눈을 질끈 감고 동행하기로 한다.

두 사람의 걸음이 멈춘 곳은 유리코의 가족 묘지다. 이곳에서는 토요타마 일대가 한 눈에 들어온다. 언덕 위에서 무릎을 꿇고 유리코는 진을 카즈마사와 헷갈려 하며 또 다시 옛이야기를 꺼낸다. 유리코의 표정은 전에 없이 기운이 없어 보이지만 과거를 회상하는 그녀의 눈빛은 행복에 가득하다. 숲에서 길을 잃었던 진을 되찾아 약을 지어 먹이고, 기력을 회복한 그와 함께 말을 타며 온천으로 달리던 그 날을 떠올린 유리코. 그 날이 그녀의 평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날이었다.
토요타마 일대를 내려다보며 무엇이 보이는지 묻는 그녀에게 진은 쿠시 사찰, 카네다 성, 야리카와로 이어지는 길이 보인다고 답한다. 각 지역마다 유리코에게는 모두 추억이 있는 장소다.

진은 그녀에게 똑같은 물음을 되돌려주지만 유리코는 그 자리에서 수명이 다하고 말았다. 진은 덤덤하게 그녀의 묘를 만들어 묻어주고 짧게 기도하고 물러선다. 설화가 끝나고 뒤돌아선 진은 머리를 감싸쥐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