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사코의 설화 (9/9)

마사코의 마지막 설화는 카미노다케 성채에서 이어나갈 수 있다.

성채 안에 마련된 간이제단에서 마사코는 조상님께 기도를 올리고 있었다. 자신이 지금부터 하려는 일을 용서해줄 것을 빌면서. 마사코의 언니가 있는 곳은 키쿠치 가문의 오래된 성채다. 이제 복수를 마무리지으러 가야 한다.

이동하는 길에 마사코는 하나 언니에 관한 이야기를 해준다. 그녀는 키쿠치 가문의 가신인 이케다라는 남자와 결혼했다. 그녀는 언제나 자신의 영지와 재산을 가지고 싶어했다. 키쿠치 가문의 사람들이 코모다 해변에서 전부 전사했으니 이제 그 가문의 재산을 차지하려는 것이라 본다. 마사코가 수소문해본 결과 지난 조사에서 나온 쪽지에 찍힌 가문의 인장과 같은 인장이 그 영지에 걸려 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들 말로는 피난민에게 임시 거처를 제공한 거라고 하지만 마사코는 동의하지 않는다.

 

하나는 장녀였고 마사코는 차녀였다. 본래 사무라이 가문과 결혼하는 경우 장녀가 시집을 가는데 진은 왜 그녀가 아니라 마사코가 아다치 가문과 혼인했는지 묻자, 어릴 적 영지에 도적이 들었을 때 부모님과 함께 숨었던 하나와 달리 마사코는 칼을 잡고 도적떼를 몰아낸 걸 아다치 휘하의 사무라이들이 발견하고 이야기가 그들의 귀에 들어갔다고 한다. 하나는 아다치 가문과의 접점을 만들어 혼인하고자 했지만 아다치는 마사코에게 반해버렸다.

 

하나는 크게 상심하고 마사코에게 심한 질투심을 느꼈으리라. 마사코는 그래서 혼인을 주선해주며 하나가 북부로 갈 수 있도록 해주었다.

진은 하나가 이토록 오랜 세월이 지나고도 그런 끔찍한 짓을 저지를 수 있었던 원동력이 도대체 무엇일까 이해해보고자 하여 가족도 친구도 없는 북부로 간 하나의 마음을 떠올려 본다. 하지만 마사코는 하나가 자신의 가족을 어른부터 아이까지 할 것 없이 모조리 죽였다는 것 단 하나만 이해하면 된다며 그 대가를 오늘 치르고 말 거라고 강하게 단언한다.

 

아다치 공의 영지에 도적들이 들이닥쳤을 때, 마사코는 며늘아기들과 있었고 하나가 손주들을 데리고 마구간으로 도망쳤다. 그녀는 거기서 아이들이 죽게 만들고 엉뚱한 시신을 가져다 자신의 것인양 위장해 그곳에서 탈출했다. 하나의 유일한 실책은 마사코가 살아있다는 것이다.

키쿠치 가문의 영지에 도달하면 입구를 지키는 사무라이들을 제거해야 한다. 마사코를 발견하고 곧바로 죽이라며 검을 들고 달려나오는 것을 보니 하나가 단단히 일러둔 모양.

 

안으로 진입하면 또 다른 사무라이들이 계속해서 등장한다. 그들을 모조리 제거하며 진입하자.

공격해오는 사무라이들을 모두 제거하다보면 도장 안에서 농민이 나와 제발 멈춰달라고 부탁한다. 마사코는 농민에게 하나의 위치를 묻고는 자신이 왔음을 비겁자에게 전하라며 그를 보내준다.

 

올라가는 길에 진은 마지막으로 마사코의 마음을 묻는다. 마사코에겐 유일하게 남은 혈육이다. 그를 죽이면 어쩌면 앞으로 더욱 힘든 마음의 짐을 안고 살아가게 될 수도 있다.

 

언덕 위 영지까지 들어온 두 사람. 마사코는 큰 소리로 하나를 부른다.

하나는 순순히 나와 모습을 드러낸다. 마구간에서 자신인 척 위장했던 시신은 몽골군이 죽인 농민이었다. 자신의 모든 것을 앗아갔다고 부르짖는 마사코에게 그 정도로는 부족하다며 오늘 비로소 너의 모든 걸 빼앗아갈 수 있게 되었다며 부하들에게 마사코의 죽음을 명령한다.

 

사무라이들은 진이 상대한다. 별 것 없는 잡졸들이다. 정리하고 마사코를 따라 가옥 안으로 들어가자.

마사코를 향한 하나의 분노는 어마무시하다. 마치 얼굴에 그 분노가 그대로 녹아들어간 것 같다. 이케다는 가족을 학대하는 주정뱅이였다. 아다치와의 운명을 빼앗고 자신을 척박한 땅에 주정뱅이와 살도록 내쫓아냈다. 마사코의 인생이 자신의 것일 수도 있었다. 하나는 이 순간까지도 단 한 점의 후회도 하지 않고 마사코를 향해 윽박지른다.

 

자신을 죽이는 것이 네가 주는 마지막 온정일 테니 어서 죽이라며 양팔을 벌린다. 마사코는 이 끝없는 분노의 근원을 이해하지 못한 채 단검을 꺼내 건네며 스스로 목숨을 끊을 것을 요구한다. 더 이상 손을 더럽힐 가치도 없는 사람이다. 하나는 망설임도 없이 검을 받아들고 할복하여 숨을 거둔다.

마사코는 형님의 시신을 화장하며 진에게 속내를 털어놓는다. 그동안 숱하게 먼저 떠난 가족을 기리려고 해봤다. 그러나 그럴 때마다 하나에 대한 생각에 사로잡혀 제대로 추억을 떠올리는 것조차 할 수가 없었다. 이제 그녀에겐 남은 것이 없다.

 

진은 그렇지 않다고 받으며, 복수를 통해 가족의 명예를 기렸고 정의를 구현하지 않았느냐며 그녀를 위로한다. 그러나 이는 평온으로 이어지는 길이 아니다. 그럼 어디로 이어지냐는 진의 물음에 마사코는 길을 떠나봐야 알 것이라며 방랑할 것을 암시한다. 진은 그러지 말라고 막아보지만 자네에게 도움이 필요할 땐 언제든 돌아오겠다며 안심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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