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떠난 리치 행성에 홀로 남은 노블 식스. 카터의 팰리컨에서 에밀과 함께 내린 게 8월 30일 16시 52분이니 그로부터 한두 시간 정도 지났을까.
식스는 황폐해져 흙먼지로 가득해진 붉은 리치 행성의 대기를 지나다니는 코버넌트의 함선들을 바라보며 묵묵히 서있다.
이번 임무는 노블 식스가 죽을 때까지 계속되며 코버넌트가 끊임없이 등장한다.
[전설] 시작하자마자 동쪽으로 돌아보면 구조물이 하나 보인다. 오른쪽 쓰레기통을 밟고 기둥을 점프해서 구조물 안쪽으로 들어가면 철망 너머에 마지막 데이터패드(19/19)가 놓여있다.
이번 데이터패드에는 정신 위원회의 내용이 아니라 그동안 데이터패드를 읽을 때마다 첫 페이지에 자기 글을 쓰던 누군가의 기록이 담겨있다. 자신에 대한 여러 이야기가 담겨있지만 핵심은 정신, 즉 인공지능이 인간들을 돕고자 했다면 진작에 도울 수 있었음에도 이렇게 행동한 것에는 무슨 의도와 의미가 있는 걸까 하는 질문을 던지는 것이다. 그리고 그 판단을 자신이 내리고 있지 않다.
그동안의 데이터패드 기록으로 미루어보면 창조주 인간의 피조물인 인공지능은 인간 사회를 교묘히 조작하며 창조주가 강해질 수 있는 길로 향해가도록 인도했다. 그 결과 내전이 발생했다. 그리고 인공지능 중 하나가 언젠가 외계종족과 접촉해야 한다면 지금이라도 이르지 않다며 독단적으로 접촉하면서 코버넌트와의 전쟁이 시작되었다.
그 와중에 인공지능은 창조주의 거듭된 패퇴에 자신들의 모습을 드러내야 할지 심사숙고하며 고민하다 마침내 창조주의 동반자가 되기로 결정했다.
전투를 하다보면 이전과 달리 바이저가 깨지는 표현이 나온다. 무기와 수류탄 HUD도 사라지기 때문에 탄약 관리가 약간 더 버거워질 수 있다.
전투가 진행될수록 더 강력한 적들이 계속해서 등장하기 때문에 사실 오래 버티기는 어려울 뿐더러, 굳이 오랫동안 살아남아야 할 이유도 없으므로 노블 식스의 처절한 마지막 전투에 관심이 없다면 수류탄으로 자폭하거나 적의 총격에 몸을 던져도 상관은 없다.
체력이 다하면 식스가 바이저를 벗어던지고 상헬리들과 육탄전을 벌인다. 하지만 결국 숫자에 이기지 못하고 에너지소드를 맞으며 최후를 맞이한다.
식스가 전사한 2552년으로부터 37년 후, 리치. 코버넌트에 의해 무자비하게 유리화되었던 리치 행성은 테라포밍에 성공해 다시 푸른 하늘을 되찾았다. 그곳에 남겨진 노블 식스의 깨진 헬멧을 보여주며 핼시 박사의 연설이 울려퍼진다.
핼시 박사는 노블 팀의 희생 덕분에 헤일로와 헤일로의 비밀을 알아냈고 코버넌트와의 전쟁에서 승리했다. 사람들은 그들을 기억할 것이고, 그들의 유산으로 다시 인류는 일어난 것이라 선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