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잡프렙에서 구매한 성격검사를 50분간 해보니 걱정불안에 대한 점수가 굉장히 낮게 나왔다. 10점 만점에 4점이다. 뭔가 그럴 것 같다는 막연한 생각은 있었지만 막상 점수를 받아보니 마음이 복잡하다. 작년부터 느꼈지만 올해 특히 최근에는 유독 더욱 심하게 느껴지는 것이 있다. 자주 잊어버리는 것이다. 출퇴근 중 옷을 갈아입으면서 자동차 열쇠를 깜빡하는 건 예삿일이다. 어제는 마시려고 까놓은 몬스터 에너지를 한 입도 안 대고 깔끔하게 잊어버렸다. 어젠 갑자기 바쁜 일이 몰아쳐서 그렇다고 변명이라도 하겠지만, 3일 전에는 데워 마시려고 전자레인지에 넣어놓은 생강차를 3번이나 깜빡했다. 4번째 돌리고서야 마셨다. 이 정도면 문제다.

 

다행히 일에 관해서는 확실하다. 해야 될 것에 대한 정리가 명확하게 되어있어 제때 처리하려고 노력한다. 그런데 내 사생활적인 부분에서 자꾸 놓치는 게 생긴다. 생활 습관 때문도 있을 것이고 곧 와이프가 귀국하면서 변화될 가정환경도 내심 걱정이 되기 때문일까. 아이도 돌봐야 하고 공부도 해야 되고 블로그도 해야 한다. 하려는 게 너무 많아서 오히려 다 놓치는 걸까? 사실 그렇게 많은 것도 아닌데 왜 그걸 다 감당할 수 없는 건지 의문이다. 우울함 때문일까?

 

현명하게 잘 이겨내야 할 텐데 마음이라는 게 기계처럼 움직이는 게 아니다 보니 쉽지 않다. 지금은 어디 하나 마음 의지할 데가 없다.